얼마 전, 강릉 해변에서 사진을 찍던 여성 두 명이 파도에 휩쓸려 한 명이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사건이 있었다. 사진을 남기려는 순간이 비극으로 바뀐 것이다. 이 소식을 접하면서 나는 문득 우리 사회의 ‘기록 중독’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왜 우리는 그렇게나 사진에 집착할까? 그리고 그 이면에는 어떤 사회적 함의가 숨어 있을까.

사건 자체는 단순하다. 해변가에서 파도가 덮쳐 두 여성이 바다에 휩쓸렸고, 구조됐지만 한 명은 사망했다. 하지만 이 사건은 단순한 안전사고로 치부하기엔 무언가 찜찜함이 남는다. 한겨레는 이 사건을 보도하며 “사진을 찍기 위해 위험을 무릅썼다”는 점을 강조했다. 왜 사람들은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사진을 찍으려 할까?
나 역시 비슷한 경험이 있다. 작년 제주도 여행에서 절벽 끝에 서서 사진을 찍는 관광객들을 보며 아찔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그들 중 일부는 안전 경고 표지판을 무시한 채 더 좋은 구도를 찾아 위험한 곳으로 다가갔다. 당시 나는 ‘저런 사진 한 장이 정말 그렇게 중요한가’라는 의문이 들었다. 실제로 전 세계적으로 ‘셀카 사망’ 사례는 2011년부터 2017년 사이에 259건이 보고되었으며, 그중 대부분은 익사나 추락 같은 예방 가능한 사고였다. 이는 단순한 개인의 부주의를 넘어 사회 전반에 만연한 ‘인증샷’ 문화의 폐해를 드러낸다.
배경을 들여다보면, 우리는 ‘인증샷’ 문화에 살고 있다. SNS에서 좋아요를 받기 위해, 혹은 단순히 추억을 남기기 위해 우리는 순간을 포착하는 데 집착한다. 특히 청년층 사이에서는 ‘인생샷’이라는 말이 유행처럼 번지며, 심지어 목숨을 걸고 사진을 찍는 경우도 생겼다. 한 연구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셀카 사망’ 사례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이는 개인의 과도한 욕망 탓만은 아니다. 사회 전반에 퍼진 ‘보여주기 위한 삶’이 만든 결과다.
이 지점에서 나는 문득 이 사건을 남북청년 창업 아이디어와 연결해보고 싶어졌다. 평소 블로그 주제와 동떨어져 보이지만, 사실 창업 생태계에서도 ‘과시적 기록’은 중요한 화두다. 많은 스타트업이 ‘인증샷’을 유도하는 마케팅에 열을 올리지만, 그 이면에는 사용자의 안전이나 웰빙은 뒷전인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드론 촬영 앱이나 극한 액티비티 예약 플랫폼은 위험을 상품화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위험을 감수하는 행동이 단순히 개인의 선택으로만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사회심리학자들은 ‘사회적 비교’ 이론을 통해 사람들이 타인의 인정을 받기 위해 위험을 감수한다고 설명한다. 특히 SNS에서의 ‘좋아요’ 수는 가시적인 보상으로 작용해, 더 극적인 사진을 찍도록 부추긴다. 한 조사에 따르면, 20대의 70% 이상이 SNS에 올릴 사진을 위해 일부러 위험한 장소를 찾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이는 단순한 유행을 넘어 하나의 사회적 압력으로 자리 잡았음을 시사한다.
물론 기술 발전은 긍정적인 면도 크다. 하지만 중요한 건 우리가 ‘왜’ 기록하는지에 대한 성찰이다. 사진은 순간을 영원히 간직하는 도구지만, 그 순간이 생명보다 소중할 수는 없다. 만약 이번 사건이 계기가 되어 ‘안전한 기록 문화’에 대한 논의가 활성화된다면 어떨까? 예컨대, 해변가에 위험 구역을 알리는 AR 필터를 개발하거나, 위험한 장소에서 촬영을 자제하도록 유도하는 앱을 만드는 것도 하나의 창업 아이디어가 될 수 있다. 이러한 접근은 단순한 기술 개발을 넘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방향이다.
이런 아이디어는 이미 일부 스타트업에서 시도되고 있다. 예를 들어, 호주에서는 ‘SafeSelfie’라는 캠페인이 진행 중인데, 이는 위험한 장소에서 셀카를 찍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경고 메시지를 보내는 앱을 개발했다. 또한, 한국에서도 등산로나 해변가에 설치된 AI 카메라가 위험한 행동을 감지하면 경고음을 울리는 시스템이 도입된 사례가 있다. 이러한 기술은 단순한 규제가 아닌, 사용자의 행동을 자연스럽게 유도하는 방식으로 안전을 확보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함의를 정리하자면, 우리는 ‘기록’이라는 행위 자체에 대해 좀 더 신중해질 필요가 있다. 인스타그램 한 장의 사진이 생명보다 귀할 리 없다. 특히 청년층에게는 ‘인증’보다 ‘존재’의 가치를 일깨워주는 교육이 필요하다. 또한, 만약 이와 관련해 법적 분쟁이나 개인정보 이슈가 발생할 경우 성범죄변호사 같은 전문가의 조언이 도움이 될 수 있다.
교육의 측면에서도 변화가 필요하다. 학교나 지역사회에서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을 통해 SNS 사용의 위험성과 책임감을 가르치는 프로그램이 확대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핀란드에서는 미디어 교육의 일환으로 학생들에게 가짜 뉴스뿐만 아니라 위험한 인증샷 문화에 대한 비판적 사고를 키우는 수업을 진행한다. 이러한 접근은 장기적으로 사회 전반의 인식을 바꾸는 데 기여할 것이다.
결국, 이 사건은 우리 사회의 ‘디지털 과잉’이 빚어낸 비극이다. 파도 한 번에 스러진 생명을 생각하면, 우리가 얼마나 무심하게 순간을 소비하고 있는지 돌아보게 된다. 다음번에 사진을 찍을 때는 잠시 카메라를 내려놓고, 눈으로 직접 바라보는 건 어떨까. 그게 더 오래 기억에 남는 법이다.